“21세기 여성은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운동을 통해 정치·경제·사회분야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2015 삼성행복대상 ‘여성선도상’ 수상자 김정숙(69·사진) 세계여성단체협의회(IWC) 회장을 3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김 회장은 “정치·경제·사회분야 여성 참여 비율이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은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어서 아직 할 일이 태산 같다”고 말했다.
삼성행복대상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주관하고 여성가족부가 공식 후원하는 상으로 여성권익과 지위향상 및 사회공익에 기여한 여성에게 주는 상이다.
교육자가 꿈이었던 그는 “1988년 지역구(경기 안양)에 출마하면서 여성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 때문에 여성운동의 길에 들어서게 됐고 이제 필생의 과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후보의 능력을 검증하기보다는 ‘왜 하필 우리 지역구에 여성 후보자가 나왔느냐’면서 외면하는 유권자를 보면서 여성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30여년 동안 다양한 경력을 거쳤다고 하지만 제가 한 일은 여성의 역량 강화와 능력 개발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9년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여성의 사회적 의식 고취와 차세대 여성 정치 후보 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제 14·15·16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모성보호규정과 유급 육아휴직제 등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제도와 법안 도입을 주도했다. 또 17·18대 한국여성협의회 회장, 18대 한국걸스카우트 연맹 총재 등을 지내면서 여성 활동의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청소년의 역량 강화를 위해 힘을 보탰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IWC 회장에 당선되면서 활동의 장을 지구촌으로 넓혔다. 그는 “127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강의 비정부기구(NGO) 수장으로서 임기 3년 동안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인권과 경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특히 전쟁 중 일어난 성폭력인 우리나라 정신대 문제 해결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행복대상은 김 회장 외에도 안숙선 명창(여성창조상), 박향숙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공동대표(가족화목상), 원종건(대학생·청소년상)씨 등 7명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 콘퍼런스홀에서 개최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삼성행복대상 ‘여성선도상’ 김정숙 IWC 회장 “21세기 여성은 능동적 운동으로 활동영역 넓혀가야”
입력 2015-11-03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