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세지는 남중국해 무력 시위… 미사일 장착 전투기 사진 공개, 해군 함대 실탄 훈련

입력 2015-11-03 22:17
중국 해군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남중국해 인공섬의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는 전투기 모습. 중국은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시사군도의 융싱다오 활주로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해군

중국이 미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 군함 진입을 둘러싸고 무력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해군은 지난달 31일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들이 남중국해 인공섬 활주로에서 착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해군 측은 활주로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시사군도 융싱다오 활주로로 분석하고 있다. 퇴역 장성인 쉬광위 군사평론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얼마나 진지하고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중국 해군 함대는 또 실탄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남중국해 해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유력지 연합조보는 2일 “이번 훈련은 주야에 걸쳐 남중국해 중국 영해에 침입하는 가상 적군 함정을 타깃으로 방어 수비 반격을 염두에 두고 모두 실탄을 사용해 실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미군이 중국 인공섬 주변에 군함을 진입시킨 이후 처음으로 미·중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미·중 투 트랙 고위급 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사이에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존재한다”면서 “중·미 쌍방은 상호간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전략적 의도’라는 말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 해역을 분기당 2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항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정도면 지속적으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정기적이라고 할 만한 횟수”라고 설명했다. 이샤오광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의 이해’ 포럼 만찬에서 “미국이 유사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영토주권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총참모장은 “미국이 양국관계의 큰 그림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환구망은 3일 중국을 방문 중인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중국 군사 고위급과 만나 합동군사훈련을 제안했으며 양국 쟁점인 남중국해 항해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2∼5일 중국을 방문하며 최근 불거진 남중국해 긴장 국면 이전에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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