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황금 주파수 잡아라”… 피 마르는 이통3사

입력 2015-11-03 21:52

내년 말 반납 예정인 2.1㎓ 대역 100㎒ 폭의 주파수를 두고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이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재할당받기를 원하고 있는 반면 LG유플러스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반납 후 경매를 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통사에 주파수가 중요한 건 통신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도로가 넓고 많을수록 자동차가 잘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주파수가 많으면 통신 속도와 품질이 좋아진다. 어느 이통사가 더 많은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사용자 입장에선 좋은 통신 품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통사는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하는 대가로 정부에 돈을 낸다. 이 돈은 모두 소비자의 통신요금에서 충당된다. 이통사의 재원은 소비자가 내는 통신요금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주파수 경쟁이 소비자와 직접 연관이 있는 이유다.

내년 말 할당 예정인 주파수는 700㎒ 대역의 40㎒ 폭, 1.8㎓의 20㎒ 폭, 2.1㎓의 100㎒ 폭, 2.5㎓의 40㎒ 폭, 2.6㎓의 60㎒ 폭 등 모두 5개다. 이 중 이통사들은 모두 2.1㎓ 대역 100㎒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대역이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대역은 SK텔레콤이 60㎒, KT가 40㎒, LG유플러스가 20㎒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이 중 SK텔레콤과 KT가 사용 중인 100㎒ 폭이 내년 말 사용기한이 끝난다. SK텔레콤과 KT는 현재 이 주파수를 LTE와 3G 통신망에 사용하고 있다. 사용 중인 주파수이므로 계속 연장해서 쓸 수 있도록 재할당을 해야 한다는 게 두 회사 주장의 핵심이다.

SK텔레콤은 “정상적으로 이용 중인 주파수를 회수한 건 국내외를 통틀어 사례가 없다”면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재할당을 하는 게 전체 이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KT는 2.1㎓ 대역을 보조망으로 쓰고 있다. 당장 이 대역이 없더라도 서비스 품질이 크게 저하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두 회사는 “보조망이 없으면 다른 LTE 주파수에 부하가 가중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전송속도 및 품질에 악영향을 준다”는 입장이다.

20㎒ 폭을 보유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2.1㎓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면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해져 통신 품질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통신 품질 향상은 경쟁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해당 주파수를 경매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LG유플러스 주장의 핵심이다.

미래부는 회수 예정인 100㎒ 폭 중 80㎒ 폭은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하고 나머지 20㎒ 폭은 경매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올해 안으로 주파수 할당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