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빅딜’ SK·CJ 총수, 동갑내기 동문 눈길

입력 2015-11-03 21:58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함께 SK그룹과 CJ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두 그룹 총수가 유지해온 오랜 친분관계에 재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양사가 사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계열사를 주고받으며 끈끈한 관계를 맺었지만, 두 총수 간의 친분 관계도 이번 거래가 성사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은 1960년생 동갑내기이자 고려대 동문이다. 최 회장은 1983년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이 회장은 84년 법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은 유년 시절부터 서로를 알아왔고,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에도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함께하는 등 친구로서 꾸준히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이 회장의 부친인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상주인 이재현 회장은 원래 잘 알던 친구”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지난 8월 최 회장이 사면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 전부터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했다고 한다. 당초 SK텔레콤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케이블TV업계 3위인 씨앤앰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 역시 씨앤앰 인수 후보 중 하나였다. 씨앤앰을 인수해 CJ헬로비전의 몸집을 불려 경쟁력을 키우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인수 제안에 CJ그룹은 플랫폼 사업을 접고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3일 “대기업이 총수 간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을 주고받았다는 시각은 너무 과장된 것이지만, 총수 간 관계가 거래 성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SK와 CJ가 전략적 협력을 하기로 한 데에도 두 총수의 친분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