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한병월 목사 6남매, 모두 사역자로

입력 2015-11-05 18:29 수정 2015-11-05 20:59
한자리에 모인 한병월 목사의 6남매. 왼쪽부터 장남 한상훈 목사, 차남 한양훈 목사, 장녀 한옥심 사모, 차녀 한성훈 목사, 삼녀 한전훈 목사, 삼남 한동훈 목사다. 부모의 신앙유산을 이어받아 모두 목회의 길을 걷고 있는 6남매는 내년에 부친의 신앙과 영적 유산을 기리는 기념문집을 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양훈 목사 제공
한병월 목사
1970년에 목회를 시작 5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음성신천리기도원을 설립, 영성운동을 펼쳤던 한병월(1924∼2013·예장 합동·사진) 목사의 6남매가 모두 신학을 전공하고 5명이 목사, 1명이 사모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에서 미곡상을 크게 운영해 부유한 사업가였던 한병월 목사는 집사 시절에 삼각산 산기도를 통해 큰 은혜를 체험, 사재를 교회에 모두 드린 뒤 40대 후반에 교회를 개척했다. 한 목사는 타협없는 올곧은 신앙과 자신을 온전히 비우는 깊은 영성으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영성가로도 유명하다. 특히 은퇴 직전까지 운영했던 신천리기도원은 국내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의 영성훈련 장소이기도 했다.

장남 한상훈(67·음성샘터교회) 목사는 부친처럼 목회를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소속교단(예장개혁) 총회장으로 한기총 공동부회장을 맡고 있다. 목회학 박사로 교단신학교에서 강의도 한다.

부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차남 한양훈(63·신광교회) 목사는 깊은 회개를 강조하며 11권의 신앙서적을 집필한 영성신학자로 교계에 알려져 있다. 총신대와 합동신학대학원애서 공부하였고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깊이있게 성경을 연구하고 발표하며 최근 종교개혁 498주년 기념세미나를 주도하기도 했다.

삼남 한동훈(52·새소망선교교회) 목사는 중국선교사로 17년간 사역했으며 현재 한국에 온 수많은 유학생들을 영적으로 훈련시키고 중국어로 신학을 강의하는 과정을 국내에 만들어 보겠다는 비전을 갖고 기도하고 있다.

장녀 한옥심(59) 사모는 인천 예랑교회 소속으로 남편 김선영 담임목사의 사역을 기도로 잘 내조하고 있으며 차녀 한성훈(57) 목사도 예랑교회 협동목사로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삼녀 한전훈(54) 목사는 한사랑치유센터 원장으로 기도운동, 영성운동에 진력하고 있다.

“부친이 목회를 하면서 저희 6남매는 풍요롭게 지내다 졸지에 극심한 가난을 겪게 돼 사실 무척이나 고생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이정애 사모·1932-2009)께서 저희 6남매 모두 주의 종이 되도록 항상 눈물 뿌려 기도하셨는데 그것이 응답된 것을 보며 새삼 하나님의 살아 역사하심과 은혜를 기억하게 됩니다.”

이렇게 부친을 회고한 한양훈 목사는 “어려서부터 새벽기도와 주일성수, 세상으로 눈돌리지 않는 경건성을 철저하게 교육받아 6남매 모두 곁길로 빠진 일이 없다”며 “아버님은 밤 10시면 교회에 가셔서 밤새 기도하고 새벽예배를 인도한 뒤 집으로 오시곤 했다”고 회고했다.

한상훈 목사도 “가정보다 이웃에게 더 베풀고 섬기는 본을 보이셨던 부친이 야속했던 적도 많았지만 이제 목회자로 일선에서 사역해 보니 그것이 참으로 존경스럽게 느껴진다”며 “기도 가운데 부친이 세운 교회들은 교파를 따지지 않고 훈련받은 사역자를 그때 그때 선임해 교단이 다 다른 부분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또 6남매의 자녀 여러명이 총신대 및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회 및 사역자의 길을 걷고 있어 영적 가문으로서의 명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모임을 가진 6남매는 내년에 부친 한병월 목사의 일대기와 목회사역, 설교 등을 정리하고 자녀들이 소회까지 담은 부친의 회고기념문집을 출판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