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목회자들이 경동교회 청빙을 받아 임기 도중 사퇴키로 한 채수일 한신대 총장을 비판하고 한신대의 전면적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목회자들은 ‘한신대 개혁을 촉구하는 1000인 기장 목회자 성명서: 한신대학 이사회를 향하여’를 작성해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명을 시작한 지 8일 만인 2일 현재 104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사회는 채 총장의 결정이 무책임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채 총장에 대해 기장 공동체가 이해할 만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에 참여한 목회자들 중에는 채 총장의 사퇴를 막을 순 없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내보내선 안 된다며 확실히 경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한신대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후임 총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는 후임 총장 후보들에게 ‘한신대 개혁방안’을 제출토록 해 개혁에 대한 비전, 계획, 실행력이 가장 뛰어난 인사를 총장으로 선임해 한신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표로 서명한 서재일 원주영강교회 목사는 “채 총장이 제대로 한신대를 섬기지 못한 채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도 문제지만 후임 총장을 새로운 한신 신학의 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개혁적인 분으로 뽑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지역별로 총장 선출 공청회를 열어 한신 개혁에 대한 열정과 문제의식을 확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와 이사회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채 총장이 지난달 11일 경동교회 후임 목사로 청빙 받으면서 시작됐다. 2013년 10월 한신대 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채 총장의 임기는 2017년 8월까지다. 임기를 1년 6개월 남겨놓은 상태에서 떠난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당초 채 총장은 학기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총장 직무를 수행한 뒤 3월 초에 부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단 내 반발이 확산되자 시기를 앞당겨 경동교회에 부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 총장은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에서 거취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기장 목회자들, 한신대 총장 중도 하차 비판… 개혁 요구
입력 2015-11-02 21:20 수정 2015-11-02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