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전 4곳 출사표… 사실상 3파전

입력 2015-11-02 21:08 수정 2015-11-03 00:01
증권업계 판도를 바꿀 KDB대우증권 인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기자본이 4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쪽은 당장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DB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및 산은자산운용 주식매각 예비입찰 결과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뛰어난 KB금융과 미래에셋, 한국투자가 삼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NH투자증권에 이은 업계 2위 증권사로 덩치와 경쟁력 면에서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할 경우 국내 1위 증권사를 거느리게 되고, 동시에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미래에셋도 지난 9월 유상증자로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당초 목표했던 1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9500억원가량을 확보했지만 자본금 3조7000억원으로 업계 3위가 됐다. 여기에 대우증권을 사들이면 자기자본 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다. 자기자본 3조3000억원의 한국투자증권도 대우증권 인수를 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시장 경쟁력 면에서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 103개 영업점에다 투자금융(IB) 및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와 산은자산운용 지분 100%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증권 지분의 장부가액은 1조7700억원, 산은자산운용 지분 장부가액은 6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대우증권 경영권 프리미엄과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면 패키지 매각가격은 2조∼2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은행 내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7∼10일간 예비입찰서를 검토한 후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본입찰 적격자는 약 한 달간 예비실사를 거쳐 다음달 중 본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산은은 이르면 올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상반기 중 대우증권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