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공정경쟁 훼손” 반발 SKT ‘CJ헬로비전’ 인수 격랑

입력 2015-11-02 20:42 수정 2015-11-02 23:09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전격 인수하자 방송·통신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경쟁을 훼손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KT는 2일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선 시장에 지속적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경쟁 활성화 정책과 전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고사 상태로 내몰릴 수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인수에 반발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한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예정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점유율이 50%에 가까운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료방송, 알뜰폰 사업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전체 케이블 가입자 1454만명 중 약 30%(414만명·2015년 2분기 기준)에 달하는 1위 사업자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Btv가입자 314만명과 합치면 단숨에 730만명을 확보하게 된다. 올레tv·스카이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는 1위 KT와는 약 100만명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인수 이전에도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를 기반으로 1위 사업자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이동통신 3회선+초고속 인터넷 무료’ 등 강력한 무선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묶음 상품을 통해 유선시장 점유율 역시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이 운영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도 인수하게 된다. CJ헬로비전은 지난 7월까지 KT망을 이용해 알뜰폰 사업을 해왔다. 인수가 이뤄지면 KT망에 가입돼 있는 85만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SK텔레콤이 관리하게 된다. KT 측은 “상도의를 벗어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정책 자체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함인데, 이번 인수는 이러한 정부 정책 기조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인가가 최종 인수의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SK텔레콤이 인가를 신청하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해 심사 후 인가한다. 이때 미래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통신사업 공정경쟁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로 이동통신뿐 아니라 IPTV, 초고속인터넷, 케이블TV, 알뜰폰 등 방송·통신 전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판단할 수도 있다. 기존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와 대등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