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구석기시대 유적인 충북 단양의 수양개 유적에서 사람 얼굴을 새긴 것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돌조각(사진)이 발견됐다. 가느다란 눈 두 개에 입술 하나가 그려진 성인 엄지손톱 크기의 돌조각에 불과하지만 인류가 사람 얼굴을 돌에 새긴 가장 오래된 유물일 수도 있어 관심을 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충북 단양군 적성면 하진리 남한강가에 있는 수양개 6지구에서 지난해 발굴한 유물을 확인하던 중 ‘얼굴 모양 돌조각’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돌조각은 가로 2.29㎝, 세로 1.57㎝ 크기에 무게 1.66g으로, 약 3만5000년 전 문화층에서 출토됐다.
이경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연구원은 “돌에 새겨진 선들을 보면 구석기인들이 사람의 얼굴 형태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미경으로 살피면 입 부분의 가운데를 살짝 아래쪽으로 그려 인중을 나타냈음을 알 수 있고, 돌의 전반적인 형태가 이마와 턱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또 “3만년에서 3만5000년 전의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은 선을 그은 것만으로도 예술품으로 간주된다”면서 “얼굴 모양을 새긴 돌조각은 동시대 유물 중 매우 희귀하다”고 덧붙였다.
구석기 연구자들은 얼굴처럼 보이는 선을 새긴 유물은 중대한 발견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얼굴 조각이 맞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사진으로 유물을 봤다는 배기동 한양대 교수는 “얼굴로 보이지만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큰 돌의 귀퉁이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파편이라 전체 모습을 본다면 얼굴 조각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한반도 구석기인의 얼굴인가?…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돌조각 발견
입력 2015-11-02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