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손흥민 합류, 내년 3월엔 보답할 것”… 2018월드컵 亞 2차예선 명단 발표

입력 2015-11-02 21:33

“큰 변화를 줄 이유가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전(12일·수원월드컵경기장)과 라오스전(17일·라오스 비엔티엔)을 대비한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존 대표팀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발언이었다. 한편으로는 “대표팀에 들어오는 문은 항상 열려 있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나가는 문도 항상 열려 있다”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11일부터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4개국 축구 친선대회 명단을 내놓았다.

◇슈틸리케호 “선의의 경쟁 체제가 장점”=이번 명단에서 가장 도드라진 이름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대표팀의 핵심 공격자원인 손흥민은 발 부상에서 벗어나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소속팀으로부터 대표팀 소집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은 발탁 배경으로 “미얀마전에 선발 출전시키려고 한 것이 아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흥민뿐만 아니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불렀다. 내년 3월 레바논과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그때는 K리거들의 경기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들이 팀에 100% 도움이 안 된다고 해도 이번에 발탁하면 내년 3월에는 분명히 보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고 해도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을 방침이다. 주전 선수의 공백을 백업 선수가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중원 엔진인 권창훈(수원 삼성)은 ‘신태용호’에 탑승했다. 안면 복합골절로 재활하고 있는 ‘황태자’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은 이번에도 빠졌다. 포르투갈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석현준(비토리아 FC)과 토종 골잡이 황의조(성남 FC)는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받아 경쟁을 벌이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 한 해 동안 거둔 성적은 23명이 아닌 35∼40명이 거둔 것”이라며 “대표팀의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선의의 경쟁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이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태용호 “유럽파-K리거 시너지 효과 기대”=신 감독은 지난달 호주와의 평가전에 나섰던 류승우(레버쿠젠), 최경록(상파울리), 지언학(알코르콘), 황희찬(FC 리퍼링) 등 해외파들을 다시 발탁했다. 특히 포르투갈 질 비센테에서 뛰는 여봉훈을 처음으로 불렀다.

신 감독은 “(여봉훈이) 피지컬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들었다”며 “우리가 중동에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서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파 선수들이 주축이 돼서 K리거들과 조합을 잘 이루면 더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