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43) 영원한 제임스 딘

입력 2015-11-02 18:23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존스

젊은이의 우울과 반항의 문화적 아이콘 제임스 딘에 관한 가장 최신의 영화가 나왔다. 무명 시절의 그를 다룬 ‘라이프(Life)’. 네덜란드 출신의 안톤 코빈이 연출하고 신예 데인 드한이 제임스 딘 역을 맡았다.

제임스 딘이야 너무도 잘 알려진 ‘전설’이니만큼 더 이상 덧붙일 게 없거니와 당연히 딘 역할을 맡은 배우가 얼마나 딘과 똑같을지, 즉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드한이 연기한 딘에 대한 평가는 일단 호불호가 엇갈린다.

지금도 그렇지만 생전 당시부터 ‘센세이션’이었던 딘의 후광을 노리고 자천타천 ‘제2의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줄은 사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충 열거해 봐도 이렇다. 우선 영화에서 딘 역을 맡았던 스티븐 맥해티와 고 브래드 데이비스를 필두로 캐스퍼 반 디엔, 제임스 프랑코, 제임스 프레스턴이 있다. 그중 가장 딘에 근접했다는 평을 받은 게 프랑코다.

그러나 외모나 이미지, 풍기는 분위기 등에서 ‘또 다른 딘’이라고 불렸던 배우도 많다. 딘 스토크웰, 고 리버 피닉스, 크리스천 슬레이터, 매트 딜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스티븐 도프, 이단 호크, 조니 뎁 등. 그러나 누구니 누구니 해도 제임스 딘과 가장 흡사했던 배우는 크리스토퍼 존스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워낙 활동기간이 짧아서(1965∼1970)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겠지만 그의 생김새는 놀랄 만큼 제임스 딘과 닮았다. 뿐만 아니라 풍기는 분위기까지 대단히 비슷했다. 불안감과 고독감, 분노, 우울, 그리고 정서적 예민함 등. 실질적인 데뷔작이자 출세작인 ‘추바스코’(1967)가 국내 개봉했을 때 그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제임스 딘과 비슷할까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새롭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 헤맬 ‘제2의 제임스 딘’ 타이틀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자못 궁금하다.

김상온(프리랜서·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