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큰 머리 때문에… 대통령용 학사모 작아 대학 교직원 해고 위기

입력 2015-11-01 21:07

대학 졸업식에 참석한 대통령의 학사모 사이즈가 작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한 대학 교직원이 해고 위기에 놓였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것은 지난달 2일 수도 하라레에서 진행된 짐바브웨 국립대학교 합동 졸업식을 주재한 로버트 무가베(91·사진) 대통령이 착용한 학사모였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짐바브웨 건국 당시부터 30년 넘게 대통령직을 이어와 ‘아프리카 최장수 독재자’로 불린다.

그는 해마다 국립대학의 졸업식을 주재해 왔는데 지난해 졸업식에서 대통령이 썼던 학사모가 작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학 측은 무가베 대통령에게 맞는 새 학사모를 준비했다.

그러나 대학 측이 마련한 새 학사모를 전달하러 간 직원을 대통령 경호원들이 “지금 대통령께서 몹시 바쁘다”며 물리치는 바람에 학사모는 전달되지 못했다. 대통령이 새 학사모를 받지 못하면서 졸업식 진행이 45분이나 늦춰졌고, 다급해진 대학의 부(副) 교무과장은 대통령이 작년에 썼던 학사모를 급히 조달해 졸업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잔뜩 찡그린 표정을 본 대학 측은 부 교무과장의 직무를 정지시켰으며 그는 졸지에 노동법원에서 해고심판을 앞두게 됐다.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