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1일 오후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진 비무장지대(DMZ) 최북단 경계소초(OP) ‘오울렛 소초’를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남북 공동경비구역(JSA) 가운데 하나인 이 소초는 6·25전쟁 때 낙동강전선을 사수하다 전사한 미2사단 소속 조지프 오울렛 일병의 이름을 딴 곳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부 장관도 방한해 들렸던 곳이다. 카터 장관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색 점퍼를 입은 카터 장관은 JSA 경비대대장 우석제 중령으로부터 군사분계선(MDL) 지형과 북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카터 장관은 우 중령이 “장병들이 대비태세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기도 했다.
그는 남북을 갈라놓은 철책 주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측 선전마을인 기정동마을을 가리키자 굳은 얼굴로 바라봤다. 카터 장관은 소초 벙커에 들어가 근무 중인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어 카터 장관은 버스를 타고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가 나타나자 북측 경비병 두 명이 다가와 사진을 찍고 서성이다 사라졌다. 북측 판문각 3층 난간에서도 경비병 9명이 한참 동안 바라보는 등 북측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카터 장관은 남북 장성급회담이 진행되는 등 남북회담 장소로 활용되는 T2 건물에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기도 했다. 카터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가 평화롭고 번영하기를 원한다”며 “북한이 긴장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이 요구한 한반도 비핵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카터 장관은 2일 국방부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했다.
앞서 오전에는 이순진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이 서울 합참청사에서 연례 한미군사위원회(MCM)를 열어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MCM은 한·미 합참의장이 참석하는 최고 군사협력기구로 1978년 첫 회의 후 매년 개최된다. 이 의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던포드 의장을 만나 군사사안을 협의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 카터 美 국방장관, DMZ 방문
입력 2015-11-01 20:00 수정 2015-11-02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