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산업 품목 35년 제자리… 신성장 동력 발굴도 소걸음

입력 2015-11-01 21:37
국내 산업이 수십 년째 특정 분야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신성장 동력 발굴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1일 ‘국내 산업의 7대 문제점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전체 수출 대비 10대 산업 수출 비중은 1980년 55.9%에서 지난해 86.3%로 늘었다”면서 “10대 산업은 IT, 수송기계, 철강제품, 화학 관련 산업 중심으로 큰 변화가 없으며 30대 수출 품목도 2010년 이후에는 3개만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산업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이들 산업이 부진할 경우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새 성장동력이 될 산업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산업 취업자의 70.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피고용자 근로시간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미국의 27.0%, 일본의 23.3%, 독일의 22.3% 정도 수준에 불과해 경쟁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술의 경쟁력도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상태에 있다. 국가전략 기술 수준은 미국에 4.4년, 일본에 1.6년 뒤지고 있다. 중국은 2012년 당시 한국보다 1.9년 뒤져 있었으나, 불과 2년 만인 2014년에는 1.4년으로 0.5년 단축했다.

수출 경쟁력도 정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0년 이후 3%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는데, 이는 주요 경쟁국인 중국 12.4%, 독일 7.7%, 일본 3.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 1위 상품 수도 2009년 73개에서 2013년 65개로 감소했다.

이밖에도 기업 성과 악화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 약한 제도 경쟁력과 반기업 정서 확산, 주요 경쟁국 및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 등도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원인으로 꼽혔다. 이 실장은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컨트롤타워 확립,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