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50명 이내의 소규모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방안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극단적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공습 위주 전략에서 지상의 특수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 미국이 수행하는 전쟁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시리아까지 3개 전장으로 늘어나게 됐다.
미국이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으나 특수부대를 시리아에 투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5월 미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시리아 동부 알아무르 지역에서 IS 간부를 사살하고 인질들을 구출했으나 이는 이라크 기지에서 시리아로 이동해 벌인 일시적인 기습작전이었다. 이번에 투입되는 특수부대는 시리아 북부지역에 상주하면서 쿠르드군과 아랍군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미국이 향후 상황에 따라 특수부대를 추가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미군의 IS 격퇴전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특수부대 활용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경우 추가로 파병할 것이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2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새로운 시리아 전략을 설명하면서 “현지의 파트너 군대를 지원하기 위한 기습작전과 미군의 단독 기습작전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시리아 파병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중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31일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파병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라. 겨우 50명이냐”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어느 정도의 병력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의원도 성명을 내고 “마지못해 조금씩 개입하는 이런 전략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의 심각성과 비교하면 통탄할 정도로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IS에 맞서 싸우는 동맹군을 지원하는 특수부대 사용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상 전투에 참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번에 파병되는 특수부대는 전투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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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파병 없다더니… 오바마, 시리아에 특수부대 파견
입력 2015-11-01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