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17년 만에 FA컵 들어 올리다

입력 2015-11-01 20:42
“몰아붙여 다오.”

프로축구 FC 서울이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네 명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내린 특명이다.

‘몰(몰리나)아(아드리아노)붙여 다(다카하기)오(오스마르)’는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화끈하게 몰아붙이며 3골을 합작했다. 3대 1 승리를 거둔 서울은 전신인 안양 LG 시절 1998년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17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으며 덤으로 우승 상금 2억원도 챙겼다.

‘왼발의 달인’ 몰리나는 서울이 2-1로 앞서 있던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쐐기골을 뽑아냈다. 절묘하게 감아 찬 왼발 코너킥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간 것. 지난 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 몰리나는 이번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3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또 K리그 통산 296경기에 출전해 67골 69도움을 기록, 전인미답의 70-70클럽 가입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아드리아노의 활약은 몰리나보다 더 돋보였다. 아드리아노는 1-1로 팽팽히 맞서 있던 후반 43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꽂았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울산 현대와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결승골을 책임졌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27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아드리아노는 이번 시즌엔 1일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15골(2위)을 기록, 사상 첫 ‘1, 2부 리그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다카하기는 전반 33분 선제골을 꽂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다카하기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이끈 바 있다.

오스마르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서울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클래식에서 오스마르는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심지어 교체도 없이 모두 풀타임 출전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