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 4000만쪽 법률자료 온라인 무료공개

입력 2015-10-30 21:30
2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서관. 학생들이 작심한 듯 각종 법률서적과 자료집을 낱장으로 뜯어내고 있었다. 전 세계 최고 명문 로스쿨 학생들이 공부 대신 책을 뜯어내는 데 몰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는 하버드 로스쿨이 추진하는 ‘법에 자유를(Free the Law)’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29일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했다. 그동안 적잖은 돈을 내고 구입해야 했던 법률 서적이나 자료를 무료로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법률 자료를 보유한 하버드 로스쿨이 나선 것이다. 미국에서는 연방법원, 주 법원의 판결 등 자료를 보려면 이들 자료를 전문적으로 모아 제공하는 웨스트로 등 민간회사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버드 로스쿨의 마사 미노우 학장은 “법률 자료에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법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에 따라 우리가 가진 4000만쪽의 자료를 일반에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로스쿨 측은 보유한 책과 자료를 희귀본만 제외하고 모두 낱장으로 분해해 이를 초고속 스캐너로 복사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에 있다. 현재 목표 분량의 4분의 1이 전자화됐다. 스캔이 완료된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법률 자료는 조만간 일반에 공개되며 나머지 자료도 2017년부터 무료 서비스된다.

스캔에 드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은 스탠퍼드 로스쿨 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회사 ‘레이블 로 회사’가 지원키로 했다. 이 회사와 하버드대는 향후 8년간 온라인 자료의 소유권을 갖고 그 이후부터는 소유권 제한도 없애기로 했다.

하버드 로스쿨의 이번 프로젝트는 법률정보 관련 시장이 80억 달러(9조1080억원)가 넘는 상황에서 추진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