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의 ‘집사’로 불리는 경북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가 농협 협력업체 2곳에서 1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최 회장과 초·중학교 동문이자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손씨는 앞서 다른 업체로부터 2억1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2008년 외사촌인 광고대행업체 C사 윤모 대표가 농협 일감을 딸 수 있게 도왔다. 윤 대표는 최 회장이 2007년 12월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되자 손씨에게 “최 회장과 친하니 농협과 거래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손씨는 하나로마트 분사장에게 윤 대표를 소개해주는 등 브로커 역할을 했다. 이후 C사는 하나로마트에 전단지 등을 납품했다. 농협 관련 매출은 2007년 1억여원에서 2008년 8억8500여만원, 2012년 15억4300만원으로 급증했다. 손씨는 C사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급여를 받는 등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8500만원을 받았다.
손씨는 지난 2010년 6월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호텔 커피숍에서 H식품 박모 회장을 만나 청탁을 받았다. 박 회장은 손씨에게 “농협에 힘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나로마트에 진출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손씨는 “매월 급여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같은 해 8월 H식품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 2011년 6월까지 2799만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손씨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이 손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했거나 도움을 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최원병 농협 회장 최측근 ‘1억 뒷돈’
입력 2015-10-30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