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퍼스트’(모바일 우선) 전략을 폈던 구글이 PC OS(운영체제)인 ‘크롬’을 없애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로 일원화하기로 하면서 ‘모바일 온리’(오직 모바일)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2년 전부터 크롬을 없애고 안드로이드로 결합하는 ‘하나의 OS’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17년까지 통합 OS를 내놓을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운영체제가 하나로 통합되면 PC 이용자들도 모바일에서처럼 안드로이드를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크롬 OS는 PC형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에 대항하기 위해 2009년 만들어진 OS다. 이 OS가 탑재된 저가형 ‘크롬북’도 2011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크롬 개발을 주도했던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만든 크롬을 버리는 통합 OS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구글의 이 같은 결정은 구글 OS 전략이 모바일로 기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10억개 넘는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OS로 점유율도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크롬은 PC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한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진영 생태계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크롬 OS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모바일 중심의 OS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모바일 OS는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로 양분돼 있다. PC OS는 MS의 윈도, 애플의 맥(Mac)OS, 크롬 등이 있다. 구글이 크롬을 버리면서까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새로운 OS를 출시하게 되면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친숙한 OS를 PC에서도 사용토록 해 윈도와 맥OS 점유율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또 개발자들 역시 PC용 앱 개발에 더 쉽게 뛰어들 수 있다.
MS 역시 윈도10을 앞세워 모바일과 PC OS를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PC OS로 지난 30년간 PC시대를 장악한 MS이지만 모바일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윈도10은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TV, 손목밴드, 사물인터넷(IoT) 등 거의 모든 IT 기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통합형으로 내놓았다. MS는 3년 내 10억개 기기가 윈도로 작동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반면 애플은 각각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모바일과 PC OS를 분리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 “살아 남자” 글로벌 IT 공룡들, 모바일 시스템으로 변신
입력 2015-10-30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