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반쪽 추도식’… 작가·화랑계 인사들 거의 참석하지 않아

입력 2015-10-30 18:28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엄수된 천경자 화백 추도식에서 장남 이남훈씨(오른쪽)가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뉴욕에서 혼자 장례식을 치른 장녀 이혜선씨는 추도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연합뉴스

‘한과 고독의 화가’ 고(故) 천경자 화백 추도식이 30일 오전 10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유족과 문화계 인사,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고인이 8월 6일 미국에서 별세한 지 85일 만이다.

행사는 고인에 대한 묵념과 사위인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의 약력 소개, 추도위원들의 추도사, 유족대표 인사 순으로 1시간가량 이어졌다. 추도위원장을 맡은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인 한국의 대표적 여류화가”라고 고인을 기렸다. 언론인 출신 정중헌 추도위원은 “불타는 예술혼으로 자신을 해방시킨 스타 화가”라고 했다.

그러나 유족 간 갈등, 서울시립미술관과 대한민국예술원의 책임 방기 등으로 사망 사실이 제때 알려지지 않은 여파는 커 보였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장 등이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화가 이숙자·이화자씨 등 제자 몇몇이 눈에 띄었을 뿐 그와 시대를 호흡했던 작가들도, 화랑계 인사들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남 이남훈씨는 “별세 소식을 뒤늦게 알리고, 귀국하고 싶어 하는 소망을 현실화시키지 못한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내달 1일까지 천경자 상설전시실에 헌화 공간을 운영키로 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