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삼성은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핵심 투수 3인방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 반면 두산은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줄 불펜에 대한 아쉬움이 짙다.
삼성은 해외 원정 도박 파문 여파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선발의 경우 17승 투수 윤성환이라는 제1선발이 사라졌다. 윤성환이 엔트리에 포함됐다면 한국시리즈에서 최소 두 번 이상은 나올 수 있었다. 이에 삼성은 한국시리즈 선발을 알프레도 피가로, 장원삼, 타일러 클로이드로 꾸리고 있다. 이 때문에 피가로는 1차전에 나온 후 불과 사흘 쉬고 4차전에 등판했다. 불펜도 안지만이란 확실한 투수가 없다.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과 박근홍 등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심창민과 박근홍의 한국시리즈 1∼3차전 평균자책점은 각각 13.50, 6.50이나 된다. 믿음을 주지 못하자 류 감독은 선발이 흔들릴 때 불펜 가동을 주저하고 있다. 실제 2차전에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장원삼이 5회 흔들렸다. 불펜을 투입해야할 시기였지만 류 감독은 계속 장원삼을 내세웠고, 결국 5회 4실점으로 무너져 2차전을 내줬다. 마무리도 문제다. 정규리그 세이브 1위 임창용이 사라지면서 삼성은 차우찬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차우찬은 선발요원이다. 삼성은 선발투수 5명 중 윤성환과 차우찬이 사라지는 결과를 빚게 됐다.
두산은 선발로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니퍼트는 한국시리즈 2차전 7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총 24⅓이닝이라는 역대 포스트시즌 무실점 신기록까지 세웠다. 장원준은 3차전에서 7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자책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마무리도 이현승이 있다. 이현승은 한국시리즈 뿐 아니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포스트시즌 통틀어 평균자책점이 0.00이다. 그만큼 완벽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불펜이 문제다. 함덕주와 노경은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특히 두산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는 함덕주는 1차전에서 8-4로 앞서던 7회에 나와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두산 벤치는 3차전에서 선발 장원준에게 올 시즌 그의 최다 투구 수인 127개의 공을 던지도록 했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의 자신감이 떨어져 고민이 크다”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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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30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