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권력자에게 겸허히 직책에 맞는 책임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름뿐인 기독교는 이런 일을 실현할 수 없다. 정치가 부패하지 않으려면, 참된 믿음을 배양해야 한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난 주대준 장로는 노예제 폐지 법안을 만든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의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적잖은 기독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제가 한국의 윌리엄 윌버포스가 되고 싶다”고 당당한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
주 장로는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를 기독인들이 바꿔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구의 5%에 불과했던 기독인들이 주도적으로 우리나라의 독립과 건국을 이끌었다”며 “기독인들의 사회적 책무가 실종된 이때에 다시 한 번 기독인들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장로는 청와대 경호차장, 카이스트 부총장을 거쳐 이달 초까지 선린대 총장을 지냈다. 청와대 근무 당시엔 기독신우회를 창립했고,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대표회장을 맡았다. 공직을 은퇴한 뒤 2012년부터는 한국직장선교연합회 대표회장으로 활동하며 직장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주 장로는 청와대에서 20년을 근무하며 우리나라 정치판의 ‘암(暗)’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래서인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는 구(舊)정치의 가장 큰 문제를 ‘소신의 상실’에서 찾고 있다. 주 장로는 “정치인은 당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며 정치를 해야 한다”며 “특히 기독정치인은 예수님의 희생정신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잔뼈가 굵었다. 1989년 청와대 전산실 창설 멤버로 시작해 전산실장, 정보통신처장, 행정본부장을 거쳐 경호차장을 역임했다. 청와대 경호공무원 중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인물은 주 장로가 유일하다. 2009년 ‘7·7 디도스 사태’ 당시 카이스트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로 부임해 사이버보안연구센터와 정보보호대학원을 설립했다.
주 장로는 안전한 사이버 세상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해커들의 공격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는데 우리 사이버 안보는 무방비 상태에 가깝다”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법체계를 정비해야 하지만 국회에 전문가가 없다 보니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주 장로는 현재 한국사이버보안컨버전스학회장, 합참 사이버안보정책자문위원, 국가정보원 사이버안전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 장로는 경기도 광명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그는 딸이 광명 진성고교로 진학하면서 광명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광명의 500만평이 넘는 땅에 ‘사이버밸리’를 조성함으로써 광명을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창조경제 허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광명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던 2012년부터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같은 계획을 구상했다.
주 장로는 정치권에서 ‘동성애’를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차별금지법 법제화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서울 부산 울산 경남 광명 등 5개 지자체의 시민인권조례에 동성애를 옹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기독정치인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기독정치인, 예수님처럼 국민 위해 희생해야”… 믿음의 정치로 한국 변화 주도 꿈꾸는 주대준 장로
입력 2015-11-01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