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편식과 다양성

입력 2015-10-30 18:40 수정 2015-10-31 11:46
다양한 돌과 담장. 위키미디어

편식은 위험하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염류 등 다양한 영양소의 균형적인 공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를 얻기 위함뿐만 아니라 신경계 유지와 호르몬 조절 등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더욱이 신체의 기능이 완성되어가는 발육기 동안의 조화로운 영양소 섭취는 절대적이다. 또한 이들 영양소가 각각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물 없이는 영양소의 기능이 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로봇의 걸음걸이는 부자연스럽다. 이는 로봇이 우리 몸과 달리 다양한 골격과 정교한 근육의 지지 기능을 아직 지니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체의 비밀이 엄청나지만 가장 신기한 것 중 하나가 뼈의 수가 성장과 함께 변한다는 점이다. 갓 태어난 아이의 뼈는 약 270개인데 반해 어른 신체를 이루는 뼈는 약 206개이다. 신체가 성장하면서 일부의 뼈가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유연함은 성장기의 뼈가 지닌 연성과 다양성이 있기에 가능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종 다양성이 높으면 생태계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이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농업에 있어 특정한 곳에서의 단일 작물 재배가 여러 작물을 함께 재배하는 것보다 병충해에 취약한 것이 그 예이다. 또한 단일한 생물종으로 유지되는 자연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을 산행이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것은 서로 다른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져 함께 산을 지키기 때문이다.

다양성이란 관점에서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한 마을의 최고령 어른이 돌아가심이 마을 도서관이 불태워진 것과 진배없음은 다양한 경험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지혜의 보고이기에 그러할 것이다. 교복 자율화가 시작된 80년대 초, 많은 이들이 부작용을 우려하였으나 사회적 균형추는 편리함과 기능성이 개선된 새로운 교복을 우리 아이들에게 되돌려주었다.

이 건전한 사회적 균형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는 사고와 가치관의 다양성에서 출발하고 서로 다소 다름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단일한 역사 교과서가 이러한 사고의 다양성을 유지시킬 수 있을까?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