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재보선 압승에 여유만만… “정치적 노림수 안된다”

입력 2015-10-29 22:1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선친(先親)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세운 경북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찾아 선친 흉상에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을 헌서(獻書)했다. 선친의 친일행적 논란이 자칫 자신의 정치적 행보나 여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선친 흉상에 헌화·헌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요새 좌파들에 의해 아버지가 친일파로 매도당한다”며 “내가 정치를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그런 매도를 당하는 게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부친에 대해서도 “사업을 일으켜서 많은 한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배고팠던 한국 사람들도 많이 도와줬다”며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독립군 자금을 많이 댔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지금 이야기하니까 다 비판만 받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일제 때 한반도 안에서 숨쉬고 살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라며 “민족의 비극을 정쟁으로 과장·왜곡해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적극 반박했다. 그는 “‘왜 네 아버지가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독립운동을 안 했느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주 종친 행사와 포항 당원교육 일정 중간에 시간을 내 영흥초교를 방문했다.

김 대표의 행보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국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선친의 친일 행보 논란을 털고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지난 27일 ‘고(故) 김용주 선생의 친일행적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55장짜리 보도자료와 김 전 회장 평전을 배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날 10·28 재·보궐 선거 압승으로 당 운영의 자신감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투표율이 극히 낮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국에서 거둔 압승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 사건 등 여권의 악재를 뚫고 지난해 7·30 재보선과 올해 4·29 재보선까지 3전승을 거뒀다.

김 대표는 “모든 선거는 크든 작든 민심의 반영”이라며 “100% 상향식 공천을 했던 결과”라고 했다. 공천 룰 결정 지연에 대한 최고위 지적에 대해선 “확정고시가 끝날 때까지는 교과서 문제에 초점을 맞춰져야 한다”며 “(고시) 이후 바로 다음 총선과 관련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교과서 개선 논의를 위한 사회적 기구 제안에 대해선 “집필진에 참여하면 그게 사회적 기구”이라고 일축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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