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59·사진)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택시와 교통사고를 낸 뒤 차를 옮기는 과정에서 음주 상태로 120m가량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기사는 교통사고가 날 때도 조 전 수석이 운전했다고 주장한 반면, 그는 “대리기사가 운전했고 사고 직후 대리기사를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정부 초대 경제수석이 ‘음주운전 진실게임’ ‘거짓말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조 전 수석을 불구속 입건하고 운전면허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28일 오후 10시25분쯤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앞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자신의 제네시스 승용차를 몬 뒤 경찰의 음주 측정에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택시기사 김모(55)씨는 “음주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났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 전 수석은 없었다. 잠시 후 “근처 집에 다녀왔다”며 현장에 나타난 그는 “사고 후 택시기사와 5분쯤 대화하고 자리를 떴다. 사고를 낸 건 대리기사다. 나는 뒷좌석에서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술 냄새가 나는 조 전 수석이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자 현행범으로 체포해 지구대로 연행했다. 조 전 수석은 지구대 도착 후 신분을 밝혔지만 측정은 끝까지 거부했다. 또 집에 돌려보냈다던 대리기사를 불러들였다. 대리기사는 자신이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현장 CCTV와 택시 블랙박스 등을 확인한 결과 조 전 수석은 사고 직후 120m가량 직접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고를 누가 냈는지는 양측 말이 엇갈린다. 김씨는 “사고 직전 조씨 차량에서 두 남자가 운전을 교대했다. 이후 조씨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교통사고 후 음주측정 불응 조원동 전 청와대 수석 입건
입력 2015-10-29 23:13 수정 2015-10-30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