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성공률 3배 늘리는데 성공… 실명질환자 대상 세계 첫 임상시험 계획

입력 2015-10-30 01:14

국내 연구진이 체세포 복제 방식의 배아줄기세포 수립 효율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르면 올해 안에 난치성 실명질환자 대상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시도할 계획이다. 체세포 복제는 성인 환자의 피부 등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난자와 결합해 만들어진 수정란(배아)에서 모든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초기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차병원그룹 줄기세포연구팀 이동률(사진) 정영기 교수팀은 미국 하버드대 이장 교수팀과 함께 체세포 복제에 사용되는 난자의 질에 따라 배아줄기세포 성공률이 다른 이유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상당수 배아 발생 관련 유전자 발현이 억제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 이런 현상이 ‘히스톤 메틸효소’라는 물질의 작용으로 생기는 것도 알아냈다. 아울러 이 효소의 기능을 감소시키는 다른 효소를 집어넣었더니 유전자 발현이 재개돼 줄기세포 수립 효율이 올라가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해서 56개의 체세포 복제란에서 4개의 줄기세포를 수립해 7.1%의 수율을 얻었다. 지난해 연구결과보다 3배 이상 효율이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등 실명질환자 3명의 체세포에서 5개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셀 스템 셀 30일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