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3차 TV토론회] 라이벌 꺾고 만납시다… 루비오 vs 젭 부시 - 트럼프 vs 카슨

입력 2015-10-29 21:18

미국 CN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콜로라도대학에서 주최한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3차 TV토론회에서는 라이벌 후보들 간의 공방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그중에서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설전이 단연 화제였다.

토론 뒤 워싱턴포스트는 “3차 토론에서 루비오 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가장 돋보였고 부시 전 주지사는 패배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루비오와 크루즈에 밀려 선두주자들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별 이목을 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vs 부시, 승자는 루비오=부시 전 주지사와 루비오 의원은 둘 다 플로리다 출신으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정치 신인들과 달리 당내 주류들과 교감하는 기성 정치인들이다. 선두로 치고 올라가려면 다른 어떤 후보보다 먼저 꺾어야 하는 라이벌이다. 한때 정치적 사제지간으로 통했던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상대를 공격했다.

포문을 먼저 연 건 부시 전 주지사였다. 부시는 루비오 의원이 상원에서 진행된 투표의 3분의 1가량에 불참한 것을 염두에 두고 “마르코, 6년 임기의 상원의원직을 맡았으면 직무에 충실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고 충고했다.

이에 루비오는 “날 공격하면 도움될 것이라고 누가 조언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난 당신과 맞서려고 이 자리에 선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바텐더와 호텔 청소원인 부모한테 물려받은 재산이 없기에 서민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한 가문의 화려한 후광을 등에 업은 부시와 자신을 대비시킨 발언이었다.

◇꼴찌와 선두 후보들의 설전=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지지율 꼴찌인 존 케이식 아이오와 주지사의 선두권 후보들에 대한 공격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카슨의 세금정책과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한마디로 “환상”이라고 비꼬았다. 케이식은 “두 사람의 비현실적인 공약이 실현되려면 정부 부채가 수십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은 후보들을 골라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선두를 공격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이었다. 성미 급한 트럼프가 발끈했다. 그는 “케이식은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리먼 브러더스에서 일하다 (주지사 시절) 셰일가스 붐의 행운을 쥔 것뿐”이라며 “이 자리에서 꼴찌자리에 서 있는 꼴 좀 보라”고 면박을 줬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