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서 산소 첫 발견… 67P 혜성 둘러싼 가스층서 태양계생성 기존학설과 배치

입력 2015-10-29 21:20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 혜성의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층인 코마(coma)에서 다량의 산소(O₂)가 발견됐다. 혜성에서 산소가 관측된 것은 처음으로, 태양계 생성에 대한 기존 학설을 뒤흔드는 발견이다.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 프로젝트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67P 혜성의 코마에서 혜성에서는 처음으로 산소 분자를 관측했다고 밝혔다. 통상 혜성의 코마를 둘러싼 가스는 수증기(H₂O)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₂) 순으로 많다. 산소는 목성과 토성의 달 등 기온이 낮은 천체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혜성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이 로제타호에 탑재된 질량 분석계를 이용해 혜성 코마의 가스 성분을 분석한 결과 산소가 코마 대기에서 수증기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에 이어 4번째로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증기와 비교해 1∼10% 정도의 산소가 존재했다.

특히 대기의 산소와 수증기 비율은 혜성 핵 내부의 산소와 수증기 비율과 유사했다. 연구진은 대기의 산소와 혜성 핵 속의 산소가 기원이 같음을 시사한다며 태양계가 만들어진 ‘분자구름’ 속에 있던 원시 산소가 혜성이 만들어질 때 핵 속으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태양계 생성 모델로는 설명이 안 된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커 태양계 생성 초기에 있던 산소는 수소와 반응해 모두 물이 돼 사라졌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지 않고 수십억년을 견디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태양계 생성 모델에서는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