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B&B TIME

입력 2015-10-30 18:34 수정 2015-10-30 21:01
우리 가족은 매일 저녁 8시 정각에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30여년 전 가정의 위기를 만났을 때부터 해 오던 예배이니 우리 가정의 전통 있는 하루 일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집근처 교회로 새벽기도를 다녀와 간단한 다과로 아침(Breakfast)을 들며 돌아가며 성경(Bible)봉독을 하고 각자 묵상한 것을 나누는 순으로 하게 된 B&B TIME 이었다.

본격적인 가정예배로 발전된 초기에는 갑자기 그 시간 손님이 들이 닥친다든지 불교신자이신 시어머님이 와 계시거나 때로는 가족 간에 마음 상하는 일이 생겨나 예배를 지속할 수 없는 등 숱한 사탄의 방해도 받았지만, 지금은 방문객들이 누구이든 함께 예배를 드리고 여행 시에는 호텔 방에서도 가정예배를 드린다. 심지어는 내가 수술로 오랜 기간 입원했을 때도 병실에서 가정예배를 드렸다. 가족 구성원 중 한사람이 부득이 외출했을 경우에는 남은 가족끼리 예배를 드리고 모두 참석하지 못할 때에는 단 한 사람이라도 가정예배를 드리는 원칙을 세우고 지킨다. 지금은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우리가정의 가장 즐겁고도 복된 시간으로 든든히 정착이 되었다.

문화사역을 하는 우리 집에는 사역자들이 수시로 방문한다. 그 중에는 목회자 사역자들이 많아 가정예배 때는 뜻하지 않게 여러 목회자들의 즉석설교를 듣고 축복기도를 받는 등 수지맞는 일도 종종 생긴다. 예술가 기질이 강한 개성들로 가끔은 의견충돌도 있지만 순번을 정해놓은 기도시간을 통해 상대의 심령과 믿음의 상태를 읽게 되어 갈수록 화목한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가정예배를 통해 주 안에 하나 되는 법을 배우며 증인의 삶이라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게 된 것도 가정예배를 기쁘게 열납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가정을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으로 조율해 주신 놀라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