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김영수 박사팀, 피 한방울로 치매 진행 정도 파악하는 기술 개발

입력 2015-10-29 22:06 수정 2015-10-29 22:15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고 병이 악화하거나 치료되는 정도까지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김영수(사진) 박사팀이 이런 기술을 개발해 치매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기술은 치매로 발생하는 면역체계 이상 단백질인 ‘인터류킨’을 혈액에서 측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치매환자와 동일한 병리학적 변화를 나타내는 유전자 변형 생쥐의 혈액 내 면역계 단백질 변화에 주목했다. 유전자 변형 생쥐는 치매 초기부터 혈액 내 인터류킨-3의 농도가 정상 생쥐보다 감소돼 있고 말기로 갈수록 저하현상이 심해짐을 확인했다.

치매는 현재 치료제뿐 아니라 과학적 진단법도 없어 환자의 인지기능이 얼마나 저하됐는지에 따라 질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고학력자일수록 뇌가 발달해 인지기능 저하가 늦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김 박사는 “고학력자와 저학력자가 비슷한 수준의 치매 증상을 보인다면 고학력자는 뇌가 이미 크게 손상됐지만 저학력자는 거의 손상이 없는 상태”라며 “인지기능만으로 치매를 판단하면 뇌 상태가 다른 환자가 같은 약물을 처방받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혈액 검진으로 치매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면 증상의 경중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혈액검사라는 쉬운 시험법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단과 예후 관찰이 가능하다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100명 이상 환자의 혈액으로 임상연구를 한 결과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