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님께 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간구에 앞서 제대로 회개해야 합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나아가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 등은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에 대한 청지기적 자세를 잃어버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남 의령군 의령교회 최연철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하루를 회개의 기도로 시작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나오미, 엘리야 시대의 가뭄과 기근이 단지 자연현상이 아니라 말씀 불순종에 따른 허물이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당신이 지으신 세계를 아름답게 가꾸고 그 자연 안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자연을 파괴하고 그 자연 가운데 거하는 이웃을 몰아내기 바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탐욕으로 영생하겠다는 인간의 교만이 자연 재앙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의령교회 예배당은 특별한 성전이다. 교회의 반석이 1억년이 됐다. 교회는 1907년 설립됐다. 교회 정문 계단은 천연기념물 196호 ‘의령 함안층 빗방울 자국’이다. 1억년 전 가뭄이 들어 지층이 드러났고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지층에 빗물 자국이 생겼다. 이 자국에 퇴적물이 쌓이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암이 된 것이다.
이 ‘빗물 화석’ 반석 위에 목사관이 있었다. 목사관이 옮겨진 뒤엔 관리집사의 집으로 사용됐다. 지질학자 장기용(전 경북대 교수) 박사가 1968년 발견했고 바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교회 출신 박중권(73) 전 한국지질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학교 때 뛰놀던 교회 동산이 중생대 지질층이라는 걸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김진희(60) 권사는 “어릴 적 종지기 할머니 집에서 수시로 뛰놀았다”며 “하나님의 운행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최 목사는 “빗물 화석 반석에 세워진 우리 교회가 가뭄 극복을 위해 다른 어느 교회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라는 하나님 섭리가 아닌가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령=글·사진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경남 의령교회 예배당이 ‘특별한 성전’인 까닭… 1억년 전 ‘빗물 화석’ 위에 목사관
입력 2015-10-30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