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검찰총장 후보 4명 추천… 후보추천위, 3시간 만에 결론

입력 2015-10-28 22:05

박근혜정부 집권 후반기 검찰을 이끌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김수남(56) 대검찰청 차장, 김경수(55) 대구고검장, 김희관(52) 광주고검장, 박성재(52) 서울중앙지검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모두 현직 고검장급 검찰 간부다.

김 차장은 사법연수원 16기 가운데 유일하게 포함됐다. 나머지 3명은 17기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후보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전체 심사대상 8명 중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위는 “능력과 인품, 도덕성과 경륜,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 한 차례 회의를 열어 3시간가량 논의한 뒤 내놓은 결론이기도 하다.

김 장관과 연수원 동기인 김수남 차장은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대구지법 판사로 법조 생활을 시작해 3년 만에 검찰로 이직했다. 바로 직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수사를 맡아 청와대 입장에서 그리 나쁠 것 없는 결론을 내놨다. 현 정부 초기 고검장 승진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수원지검장 시절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진두지휘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박성재 지검장은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한 검찰 간부는 “큰 조직의 리더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해외자원개발, 포스코 비리 등 사정(司正) 수사의 최전선에서 현 정부와 호흡했다. 김 차장과 박 지검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이다. 박 지검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대구고 후배이기도 하다.

김경수 고검장은 선 굵은 ‘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한보그룹 특혜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비리 사건, 행담도 개발 사건 등 대형 수사 경험이 많다. 2013년 중수부가 간판을 내리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냈다.

김희관 고검장은 공안과 기획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역 안배에 대한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읽힌다. 앞선 1, 2기 추천위 때도 후보군에 호남 인사를 한 명씩 포함시켰다.

현역 시절 ‘특수검사의 적통(嫡統)’으로 불리며 수사 실력을 인정받았던 최재경(53) 전 인천지검장은 끝내 추천위의 1차 관문을 넘지 못했다.

추천위 회의 시작 전에 이미 여권 핵심부에서 특정 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키라는 의사를 법무부에 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추천위의 적격 심사가 법적 절차에 따른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