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은 동료 선교사와의 갈등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꼽았다. 또 선교사들에게 위기가 찾아온 시기는 파송 후 4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원장 문상철)은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에서 ‘한국 선교사 멤버케어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한국교회는 선교사 개인과 가정에 대해 영적·육적 돌봄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KRIM은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2∼9월까지 현장 선교사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올 1∼5월까지는 20명의 선교사와 심층 인터뷰했다.
동료 선교사와의 갈등은 한국 선교사들의 고질적 문제이다. 설문조사에서는 대인관계가 어려운 이유로 ‘문화 및 가치관 차이’(34.5%) ‘성격 차이’(30.4%) ‘상대방의 욕심과 강한 주장’(15.8%) ‘의사결정에서의 어려움’(12.3%) ‘기타’(7.0%) 등을 꼽았다.
선교사들은 성숙한 대인관계를 위해 ‘영성회복’(55.2%)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주제에 적절한 세미나’(23.2%) ‘전문가 상담’(12.4%) 등을 요청했다. 대인관계 성숙을 위해서는 ‘가까운 지인들’(33.5%)이나 ‘선교단체 책임자’(18.8%) ‘다양한 통로’(12.4%)와 의논했다고 답했다. ‘의논한 적이 없다’는 선교사도 30.0%나 됐다.
문상철 원장은 “대인관계를 성숙시키기 위한 의논 대상에 적잖은 선교사들이 ‘의논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것은 선교사들이 개인영성은 강조하지만 기도부탁이나 상담, 말씀 나눔 등 사회적 차원의 영성은 소홀하기 때문”이라며 “선교사들이 ‘외톨이 영성’으로 흐르지 않도록 QT나눔이나 단체 기도회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기가 찾아온 시기와 관련해서는 ‘1∼4년까지’가 95명으로 가장 많았다(중복응답). 이에 따라 선교사 파송 후 첫 시기에 교회나 단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선교사들은 영성 회복을 위해 ‘신앙서적 제공’(37.3%)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영성 회복을 위한 정기 모임’(25.4%) ‘영성 회복 집회’(23.2%) ‘영적 지도자 현장 방문’(10.5%) 등을 꼽았다.
은퇴와 관련해서는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54.7%, ‘준비하고 있다’가 43.5%로 나타났다. 노년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선교 연구원 및 교수’(26.1%) ‘교회 선교 담당 사역자’(19.7%) ‘국내 외국 이주자 선교사’(17%) ‘귀농’(10.6%)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연구원이나 교수직은 아직까지 비현실적이어서 향후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선교사 멤버케어 방안으로 ‘일과 쉼 사이에 균형을 이루도록 가르칠 것’ ‘가족 안에서 친밀감을 누리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도록 유도할 것’ ‘선교지 상황과 선교사 배경, 선교단체 여건을 고려해 상황화할 것’ 등이 제안됐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선교사들 가장 큰 위기는 “동역자와 갈등”… 한국선교연구원, 선교사 170명 설문 결과 발표
입력 2015-10-28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