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에릭 호스머가 201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캔자스시티는 28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대 4로 역전승했다. 호스머가 8회 치명적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14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리며 만회했다.
캔자스시티는 3-3 동점이던 8회초 메츠에 리드를 뺏겼다. 2사 2루 상황에서 메츠 윌머 플로레스가 친 땅볼을 1루수 호스머가 놓치면서 2루 주자 후안 라가레스가 홈을 밟았다.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잡을 수는 있는 타구였다. 결국 실책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9회말 1사후 터진 알렉스 고든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호스머는 패배의 원흉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곧 기회가 찾아왔다. 캔자스시티는 14회말 상대 실책과 안타, 고의사구로 무사만루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호스머는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상대 구원 바톨로 콜론의 5구째 공을 당겨 쳐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연결했다. 3루 주자 알시데드 에스코바가 홈을 밟으면서 5시간 9분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월드시리즈 1차전 역대 최장시간이다.
경기 후 호스머는 “득점을 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팀 동료들이 나를 도왔다.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스머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두 개의 희생플라이로 2타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통산 25번째 타점으로 캔자스시티 구단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마운드에선 크리스 영의 호투가 빛났다. 4차전 선발로 예고됐던 영은 승부가 연장으로 가면서 12회 마운드에 올랐다. 3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며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캔자스시티는 3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2003년 이후 12년 동안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경우는 무려 11차례나 됐다. 반면 메츠는 15년 전 1차전 패배의 악몽을 되풀이하며 고개를 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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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8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