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방] 야권 공동토론회, 시·도 교육감 간담회…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도 출발

입력 2015-10-28 22:33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보 고시를 1주일여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여론전 방식을 다각화하며 ‘전선’을 더욱 넓혔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도 계속 높이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토론회, 투어버스 등 백화점식 여론전=새정치연합은 다른 야권 세력과의 공동 토론회, 시·도 교육감 간담회,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 출정식 등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했다. ‘국정화 저지’라는 공동 목표를 통해 야권의 투쟁력을 한데 모으는 한편 교육현장 및 시민단체까지 여론전 동력으로 끌어오겠다는 포석이다. 또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를 전국 서명운동 현장에 보내 시각효과를 극대화하고,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도 여겨진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국정화 저지 3자 연석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역사학자와 학부모, 교사들의 국정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시·도 교육감들에게도 국정화 반대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 옆면에는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 등의 글귀와 함께 유관순 열사 사진이 붙었다. 당 지도부는 직접 투어버스를 타고 전국의 서명 현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나”=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한 당 지도부의 비판 수위도 더 높아졌다. 문 대표는 투어버스 출정식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직 국정 교과서가 집필도 안 됐는데 친일미화, 독재미화라고 말하느냐’고 한다”며 “그러나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느냐”고 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민생을 외면한 채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는 고집만 되풀이했다”며 “국정화는 ‘최고존엄’ 사업임을 못 박았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며 “(박 대통령 시정연설은) 40여년 전 아버지 연설집에서 보고 베낀 내용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정도”라고 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교육부 행정고시가 확정되면 집필 거부운동을 전개하고, 대안 교과서 제작운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국정화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도 검토 중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