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한걸음 더 통일의 꿈에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28일 오전 9시30분 동해안 최북단 지역인 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 앞에서 50, 60대 중년 남성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DMZ 자전거 횡단’이란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자전거에 올라탄 이들은 우렁찬 ‘파이팅’ 구호와 함께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이들은 육군 3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장교 47명으로 이날부터 31일까지 강원도 고성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389㎞에 달하는 ‘DMZ길’을 자전거로 횡단한다.
‘DMZ 자전거 횡단’은 조국을 지키는 임무를 다한 예비역 장교들이 현역 시절 근무했던 최전방 지역을 자전거로 달리며 통일에 대한 염원과 안보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 47명은 ‘1968년 개교한 육군 3사관학교가 올해로 47주년을 맞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강성용 육군 3사관학교 총동문회장은 “DMZ 자전거 횡단은 단순한 자전거 동호회의 라이딩 차원이 아니라 분열과 갈등을 극복해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염원이 담겨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예비역 장교들은 이날 고성 진부령을 넘어 인제 연화동안보전시관을 지나 인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어 29일 오전 8시쯤 인제를 출발, 양구지구전투전적비와 화천 평화의 댐을 거쳐 화천 7사단에 머물 예정이다. 30일에는 철원 백마고지 전적비를 참배한 뒤 5사단을 방문하고, 마지막 날에는 파주 김신조 침투로를 답사하고 최종 목적지인 임진각 팔각정에 도착하며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짓는다.
이들은 이번 횡단을 위해 2개월 전부터 30∼40㎞ 거리를 매일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을 다져 왔다. 또 50여명의 예비역 장교들은 횡단 중간지점에서 자전거를 타고 동참해 47명의 동료들이 무사히 완주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DMZ 횡단 원정대장인 예비역 소령 신상훈(57)씨는 “횡단 구간 주변에 있는 격전지와 위령탑, 전적비, 추모비 등을 찾아 참배하는 것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반드시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육군 3사관학교 총동문회는 다음달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동문과 다문화가정 등 4500명을 초청해 ‘제3회 2015 국민통일 안보 한마당’ 행사를 연다. 4만5000여명의 회원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2억원이 넘는 기금을 마련했으며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통일 꿈 안고 DMZ 달린다… 3사관학교 출신 예비역장교 고성∼파주 389㎞ 자전거 횡단
입력 2015-10-28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