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전통문화탐방-장인을 찾아서’라는 주제 아래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경남 창원의 ‘절제와 느림의 미학, 여창가곡 조순자 명인 (경남 창원)’ 등 6곳을 선정했다.
조선 正歌 중 가장 뛰어난 여창가곡
◇‘절제와 느림의 미학’ 여창가곡 조순자 명인(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로)=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인 가곡은 45자 내외 시조를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춰 10여 분 동안 노래하는 성악곡이다. 조선 시대 풍류방에서 선비나 중인 가객이 불렀다. 시조,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로 분류되며, 셋 중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장르로 꼽힌다. 남자가 부르는 것을 남창, 여자가 부르는 것을 여창이라고 하며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평생 가곡 전승과 보급에 힘써온 조 명인은 2006년 창원에 가곡전수관을 설립, 국악 꿈나무 육성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 가곡, 기악 독주와 합주, 창작극 등으로 구성된 국악 공연도 마련한다.
세계적 관광 명소를 꿈꾸는 상상길, 창동예술촌 등을 연계하면 창원 여행이 더 풍성해진다. 전국에서 아홉 번째로 보양 온천에 지정된 마금산원탕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자(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055-221-0109).
방짜수저의 아름다움에 탄성 절로
◇‘4대째 방짜수저 가업을 잇는다’ 김우찬 전수조교(강원도 강릉시 강중길)=16세 때 아버지에게 방짜수저를 만드는 일을 배운 뒤 외길 인생을 걷는 젊은 장인이다. 40여 가지 도구로 사흘 동안 수작업으로 쇳덩이를 두드리고 깎아야 수저 한 벌이 탄생한다. 매화와 연꽃, 대나무를 새긴 방짜수저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 한옥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한 선교장은 가을 운치로 가득하다. 안목해변 커피거리에서도 만추를 즐겨보자(강릉시 관광과 033-640-5420).
한과의 세계화에 한평생 바친 명장
◇‘한과에 예술혼을’ 한과명장 김규흔 명장(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 322번길)=전통 과자 한과는 유과, 약과, 정과, 다식 등 종류가 많고 맛도 다양하다. 김 명장은 한과 만들기에 평생을 바친 국가 지정 전통 한과 제조 기능 명인이자, 대한민국 한과명장 1호(약과 분야)다.
천편일률적이던 한과 모양에 변화를 줘 연꽃 모양, 마름모꼴 등 새로운 약과를 개발했으며, 한과가 세계에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한과문화박물관을 개원했다. 한가원에서는 한과 제작 과정과 제작 도구 전시는 물론, 한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산정호수는 김일성이 별장을 마련해 경치를 즐긴 곳인 만큼 가을 풍경이 뛰어나다. 둘레길이 호수의 정치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허브아일랜드는 달콤한 허브 향이 가득한 낙원이다(한가원 031-533-8121).
4대 160년째 전통 기법으로 옹기 빚어
◇‘160년 옹기 전통을 잇는다’ 황충길 명장(충남 예산군 오가면 오촌중앙길)=미세한 공기구멍이 있는 옹기. 장을 발효하고 김치 맛을 오래 유지시키며, 곡식을 상하지 않게 저장하고, 음식이 잘 식지 않는 ‘살아 있는 그릇’이다. 황 명장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전통 기법 그대로 옹기를 빚는다. 아들이 20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으니 4대 160년에 이르는 장수 가업이다. 1990년대 들어 옹기 수요가 줄면서 문 닫는 옹기점이 많았으나 냉장고용 김칫독을 발명해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예산에는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예산황새공원, 서예의 대가 추사 김정희가 태어나고 자란 김정희선생고택, 한옥에서 운치 있는 하룻밤을 보내는 교촌한옥문화체험관 등 여행지도 많다(전통예산옹기 041-332-9888).
옥과 함께한 大家의 고집스러운 인생
◇‘종주국을 뛰어넘은 옥공예 대가’ 장주원 옥장(전남 목포시 남농로)=중요무형문화재 제100호 장 옥장은 옥공예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인정한 대가다. 목포 옥공예전시관에는 그가 오랜 세월 정성을 다해 만든 수많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수십 년 동안 옥과 함께해온 장인의 고집스러운 인생이 엿보인다. 전시관 위쪽 판매관에서 다양한 옥 장신구도 판매한다.
목포 갓바위 문화타운 끝자락에는 마치 머리에 큰 갓을 쓴 것처럼 보이는 갓바위가 있다. 가족 나들이 코스라면 입암산둘레길을 추천한다.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정도(3.5㎞) 걸린다. 목포5미(味) 가운데 하나인 세발낙지는 연포탕으로 즐길 수 있다. 목포의 독특한 맛을 원한다면 홍어삼합이 제격이다(목포시 관광과 061-270-8432).
13대 째 각궁 만들며 전통을 계승
◇‘각궁을 넘어 활의 문화를 짓다’ 권무석 궁장(서울 종로구 율곡로10길)=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3호 권 궁장 집안은 약 300년 전 조선 숙종 때부터 경북 예천에서 각궁을 만들었다. 권 궁장이 12대요, 아들 오정씨가 13대째다. 권 궁장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각궁 만드는 일을 도왔다. 하지만 16세 때 집을 나가 우체국 공무원, 버스 기사로 살았다. “활의 대가 끊겼다”는 형 영호씨의 말을 듣고 고심하다가 37세에 다시 활 만드는 길로 들어섰다.
권 궁장은 전통 활쏘기 기능 보유자 고 장석후 장인에게 전통 사법을 배웠고, ‘국궁의 교범’이라는 책을 만들었다. 1994년 국궁문화대축제를 기획했으며, 육군사관학교와 경찰대학에서 궁도를 가르쳤다(서울무형문화재 돈화문 교육전시장 02-741-1303).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匠人의 숨결을 찾아서 晩秋 속으로… 관광공사 선정 11월에 가볼 만한 곳
입력 2015-10-28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