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니퍼트 ‘퍼펙트’… 24⅓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

입력 2015-10-28 01:12 수정 2015-10-28 02:03
27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두산 선발 니퍼트가 2회 삼성 타선을 막아낸 뒤 환한 표정으로 포수 양의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상대 선발인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니퍼트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피칭을 한다면 우리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타자가 잘 쳐도 투수가 잘 던지면 못 치는 게 야구”라고 했다. 고참 박한이도 “니퍼트는 직구도 좋고 변화구도 좋다”면서 “어느 공을 딱 하나 노려서 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류 감독과 박한이의 ‘불행한 예감’은 딱 들어맞았다. 두산은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선발 니퍼트의 눈부신 호투로 6대 1 완승을 거뒀다. 전날 뼈아픈 실책으로 8대 9 역전패를 당했던 두산은 적지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고 기분 좋게 홈인 서울 잠실구장으로 갈 수 있게 됐다. 특히 2차전은 외야에서 내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타자들이 제대로 때린 공도 뻗어나가지 못하고 플라이로 잡히곤 했다.

삼성 타자들에게 니퍼트는 난공불락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박한이를 공 세 개로 삼진으로 잡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 151㎞의 강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삼성 타자의 넋을 빼 놓았다. 니퍼트는 7이닝 동안 92개 공을 던져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니퍼트는 정규리그 통산 삼성 전적 14승2패, 평균자책점 2.59를 자랑하는 말 그대로 ‘사자 사냥꾼’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 명성은 그대로였다.

니퍼트는 또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완봉 역투, 5차전 7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도 승리투수가 돼 포스트시즌 3연승 행진을 벌였다. 특히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6회 2사 후부터 24⅓이닝을 연속 무실점으로 막아 단일 포스트시즌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는 2013년 동료 유희관이 기록한 20⅔이닝이 최고였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자 두산 타선은 5회초 2사 후 5안타 4득점을 뽑는 등 9안타로 대거 6점을 만들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차전은 29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선발은 타일러 클로이드(삼성)와 장원준(두산)이다.

대구=모규엽 황인호 기자 hirte@kmib.co.kr

니퍼트 제몫… 5차전 등판도 가능

◇김태형 두산 감독=니퍼트가 꼭 1승이 필요한 중요한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정규시즌에 못했던 걸 지금 해주고 있다. 상황에 따라 5차전 등판도 가능하다. 야수들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박건우도 정수빈 공백을 잘 메웠다. 오늘 좋았을 때 모습이 나왔다. 김재호도 잘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그렇다고 안배할 상황은 아니다.

초반 기회 못살려 위기 자초

◇류중일 삼성 감독=니퍼트 공략을 못했다.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위기로 이어졌다. 장원삼이 잘 던지다가 연속 5안타를 내주며 4실점 한 게 아쉽다. 심창민도 부담이 많이 됐던 것 같다. 그걸 뛰어넘어야 한다. 그나마 마지막에 1점을 냈다. 그걸로 위안 삼겠다. 최형우도 첫 안타 신고를 했고, 잠실 가면 더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