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살이 찐 사람이 마른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비만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통념을 깨는 ‘비만의 역설’이다.
고려대 김신곤(안암병원 내분비내과)·박유성(통계학과)·이준영(의학통계학교실) 교수팀은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의 저체중인 사람의 사망위험률(2.24)이 과체중(BMI 23∼24.9)인 사람의 사망위험률(1.0)보다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중등도비만(BMI 25∼26.4)의 사망위험률은 0.86이었다. 분석 대상은 2002∼2010년 30세 이상 100만명이다.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위험률 차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두드러졌다. 50세 이상에서 저체중의 사망위험률은 과체중의 2.9배였다. 연구팀은 “많은 근육량과 지방은 노인을 치명적 질환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중장년층은 어느 정도 체중을 유지하는 게 건강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저체중 노인의 경우 영양 부족으로 면역력이 낮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폐렴, 결핵, 대상포진 등에 걸렸을 때 회복을 더디게 해 사망위험률을 높인다고 추정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적당히 살쪄야 오래 산다? 비만의 역설
입력 2015-10-27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