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 전년보다 감소했다. 과거 석유파동,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온갖 경제위기에서도 기업의 매출은 조금이라도 늘었는데 지난해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이다. 또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부실기업 비중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은 27일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서 제조업 매출액이 약 1725조9900억원으로 2013년도(1736조4600억원)보다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매출이 감소한 것은 1961년 제조업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제조업 매출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각각 전년 대비 0.7%, 2.2%로 플러스 성장을 했다.
제조업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조사업체 총 53만641곳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3%,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0%에 그쳐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모두 최저치였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환율, 수출물가, 원자재가격 등의 하락으로 기업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13년 4.6%에서 지난해 -7.4%로 크게 떨어진 것이 지표 악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32.1%로 2011년 이 지표가 공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하며 이 상황이 3년 이상 되면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중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이자보상비율 0% 미만)도 10곳 중 3곳꼴인 26.5%로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제조업 매출, 작년 첫 마이너스 성장… 한은 ‘기업경영분석’
입력 2015-10-27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