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표 놀이공원 역사속으로… 치악산 드림랜드 19년 만에 폐쇄

입력 2015-10-27 22:45
강원도 대표 놀이공원 치악산 드림랜드가 28일 문을 닫는다. 치악산 드림랜드 전경. 강원도 제공

강원도 대표 놀이공원인 ‘치악산 드림랜드가’ 개장 19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강원도는 치악산 드림랜드와 맺은 도유지 무상임대계약 기간이 28일 만료됨에 따라 동물원과 놀이시설을 폐쇄한다고 27일 밝혔다.

치악산 드림랜드는 1996년 원주 소초면 학곡리 치악산국립공원 입구 인근 26만9997㎡ 도유지에 22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문을 열었다. 도와 드림랜드는 당시 19년 29일 동안 부지를 무상사용하고, 시설물을 기부 체납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치악산 드림랜드가 폐쇄되면 춘천 육림랜드가 강원도내 유일한 놀이공원으로 남게 된다.

드림랜드는 개장 초기만 하더라도 연간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범퍼카, 바이킹 등 다양한 놀이기구와 150마리가 넘는 동물을 보유해 강원도는 물론 충북 충주, 제천 등 인근 지역 학생들의 소풍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운영하는 놀이공원과의 경쟁에 밀려 2002년 이후 방문객이 줄고 시설물도 노후화되면서 전기가 끊겨 문을 닫을 만큼 경영난을 겪었다. 또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돈이 없어 동물들을 굶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 동물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영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한 때 120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지금은 4명으로 줄었다.

석광일(50) 드림랜드 소장은 “지난 20년간 젊음을 바쳤던 드림랜드가 이제 문을 닫게 돼 너무나 아쉽다”면서 “그동안 자식처럼 정들었던 동물들을 내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 다른 곳에서 더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는 드림랜드로부터 부지와 시설물을 넘겨받아 이곳에 드라마 세트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지활용을 위해 16개 놀이시설은 일반에 매각하고 사무실과 화장실 등 일부 시설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또 사자 1마리와 곰 6마리, 원숭이 1마리 등 18종류 50여 마리의 동물들은 다른 동물원 등에 이관하기로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추억이 어려 있는 드림랜드 단지를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주는 드라마세트장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드라마세트시설, 문화체험시설, 먹거리촌 등 4계절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