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오엠(OM)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영국에서 비자 문제로 강제 출국할 위기에 처해있다. 최근 영국이 비유럽연합(EU) 출신자들에 대한 이민 절차를 강화하면서 외국인 선교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국가 영국에서 선교사를 역차별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27일 미국 기독교 월간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 한국오엠선교회(대표 김수용 선교사)에 따르면 영국 이민국(UKVI)은 최근 심사를 통해 66명의 비유럽 출신 선교사들의 비자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선교사들은 올 연말까지 영국을 떠나야 한다. 66명 중엔 한국인 선교사도 16명(장기 6명, 단기 10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오엠선교회 관계자는 “이번 비자 허가 취소 결정은 비자 발급에 따른 재정 기준이 갑자기 치솟으면서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선교사들은 1년 후에나 다시 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66명의 선교사들은 대부분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선교사들로 미디어와 선교전략 등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떠나게 되면 선교 사역의 공백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오엠선교회가 1000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한 국제단체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잖은 타격이다. 한국오엠선교회는 선교 공백에 따른 대안을 마련 중이다. 유럽 난민 사역이나 이슬람 선교 활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영국에서 비유럽계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취소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국제예수전도단(YWAM) 소속 300여명의 선교사들이 비자 취소 조치를 당했다가 올 초 회복됐고, 2년 전엔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 선교사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선교사들 사이에선 영국이 선교사들을 역차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영국 예수전도단 마크 베닝은 “영국 정부는 이민자 숫자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체나 조직을 찾고 있는데 대형 종교단체들이 대부분 표적이 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이민법을 개정하고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3만5000파운드(한화 6089만원) 이상의 연소득을 증명해야 하며, 포인트제도 도입으로 카테고리별로 점수 합산해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영주권 자격이나 학생비자 신청도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영국, 외국인 선교사 66명 비자 취소
입력 2015-10-27 19:40 수정 2015-10-27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