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진은숙(사진)은 올해 한국 클래식계에 의미 있는 선물을 여러 번 안겼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정명훈 예술감독 지휘로 그의 작품을 연주한 음반 ‘진은숙: 3개의 협주곡(피아노, 첼로, 생황)’은 지난 3월 국제클래식음악상(ICMA)과 4월 영국 BBC 뮤직 매거진상을 받았다. 한국 오케스트라와 아시아 작곡가로는 최초였다. 또 9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인 그라모폰상 현대음악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시향 상주작곡가인 그의 기획으로 10년째 동시대 경향을 소개해온 ‘아르스 노바’ 시리즈는 현대음악 불모지인 한국 클래식계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됐다. 특히 한국의 젊은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함으로써 창작 음악계를 활성화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LA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서 세계 오케스트라의 롤 모델 프로그램으로 소개됐을 정도다.
최근 그는 권위 있는 파리가을축제가 세계 예술계의 대가를 집중 조명하는 ‘초상(Portrait)’ 프로그램에 비서구 아티스트로는 처음 초청됐다. 지난 9∼10일 파리 라디오프랑스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그는 아르스 노바를 통해 키워낸 박정규, 신동훈, 서지훈, 박선영 등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함께 연주하도록 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소프라노 서예리,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등도 무대에 세웠다. 내달 27일 파리 필하모니홀에서도 다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그는 30일 LG아트센터의 ‘2015 아르스 노바 Ⅲ: 세기의 소리’와 11월 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개최되는 ‘아르스 노바 Ⅳ: HIGH&LOW’에서 올해 거둔 성과 가운데 일부를 보여줄 예정이다. 파리가을축제의 위촉을 받았던 박정규의 신작 ‘인투(Into…)’가 한국에서 초연되며, 중국의 우웨이가 유카티엔수의 ‘생황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아르스 노바 Ⅲ&Ⅳ’ 공연을 앞두고 27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파리가을축제에서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이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면서 “내년 아르스 노바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주는 콘서트와 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아르스 노바’로 가을향연 펼친다… 올해 더욱 빛난 ‘한국 클래식의 결실’ 진은숙
입력 2015-10-27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