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면서도 ‘A4용지 인쇄물’ 침묵시위로 맞대응했다. 새정치연합이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이런 방식으로 시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 시정연설 동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 ‘민생 우선’ ‘국정 교과서 반대’ 등의 문구를 담은 A4용지 크기의 인쇄물을 본회의장 의석 모니터 뒷면에 붙였다. 연설을 하는 박 대통령이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위치다. 새정치연합 의원 대부분이 좌석에 인쇄물을 부착했지만 조경태 의원 등 일부 의원은 붙이지 않았다. 다른 의원들은 한국사 교과서를 지참하기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시정 연설 전 “국회의 품격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두 차례 새정치연합 측에 인쇄물을 떼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정연설은 당초 예정 시각인 오전 10시에서 15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와 2013년 박 대통령 시정연설 당시에는 기립하지 않거나 박수를 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이번에 ‘국정 교과서 반대’ 등 직접적인 문구까지 쓴 것은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훨씬 더 강력한 보이콧도 검토했으나 대통령을 존중하고, 국회 권위도 스스로 세우면서 야당 의사를 표출하는 가장 진전된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경우 2013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민주’라고 쓰인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당 해산 철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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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시정연설] 野 ‘A4용지 인쇄물’ 침묵시위 맞불
입력 2015-10-27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