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강연 6만달러 … 그리스 前 재무 ‘실패담 팔이’

입력 2015-10-27 20:51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왼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주 바르셀로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정부의 1기 재무장관으로 그리스와 유럽 채권단의 협상을 주도했던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 야니스 바루파키스가 강연 전문가로 변신, 해결하지도 못한 ‘그리스 사태’를 바탕으로 돈벌이에 몰두하고 있다는 구설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리스 매체 프로토테마를 인용해 “지난 7월 장관직을 떠난 바루파키스가 국제회의 전문 연사로 자신의 커리어를 재창조했다”면서 “강연·자문 알선 기구인 ‘런던스피커뷰로(London Speaker Bureau)’ 소속으로 전 세계를 돌며 강연료를 챙기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토테마가 입수한 런던스피커뷰로의 이메일에 따르면 바루파키스의 강연료는 유럽 외부 강연의 경우 회당 최대 6만 달러(약 6776만원)에 달한다. 유럽 내부 강연은 1회에 5000달러(약 565만원), 대학교 강연의 경우 1500달러(약 170만원)로 비교적 저렴한 금액만 받는 등 강연료를 차등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연료뿐 아니라 비즈니스클래스의 항공 및 지상 교통편, 숙박, 식사 및 부대비용 일체도 바루파키스를 초청한 측이 부담한다고 돼 있다.

런던스피커뷰로 측은 바루파키스의 강연료에 대한 확인은 거부했지만 “그는 그리스 정부의 고위직 출신으로 매우 매력적인 연사”라며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토테마는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을 방해하고 자본을 통제해 그리스 경제를 재앙으로 이끈 당사자가 (그리스 사태를 이용해) 떼돈을 벌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루파키스는 지난 7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개혁안을 거부하는 결과가 나오자 장관직을 사임했다. 이후 채권단과의 협상이 타결되자 치프라스 총리를 “민중의 배신자”로 비난했다가 오히려 자신이 집권당 시리자로부터 배신자로 몰려 정치권을 떠났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