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자진 사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급물살 전망

입력 2015-10-27 20:28 수정 2015-10-27 20:29

기금운용본부장 인사를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어온 최광(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인사 파동의 다른 당사자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아직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보름 넘게 이어진 복지부와 연금공단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500조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를 연금공단에서 떼어내 공사로 만드는 방안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 이사장은 이날 복지부에 사의를 표명하고 전북 전주의 연금공단 사옥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최 이사장은 지난 12일 복지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다음 달 3일까지인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복지부는 협의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사실상 최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최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와 공단 게시판 등을 통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다 갑자기 사퇴를 발표한 배경에는 복지부가 최 이사장뿐 아니라 연금공단에 대해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지부는 지난 26일 “갈등 재발 방지와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연금공단 운영실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었다.

홍 본부장도 사퇴하면 당장 연금공단은 서열 1위와 2위가 모두 빠지는 이례적 경영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새 인물을 공모하고 선임하기까지 최소 3∼4개월이 걸려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추진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복지부가 최 이사장 사퇴를 요구한 배경에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반대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