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노, 태아 결함·습관성 유산 초래”… 건국대 연구팀, 처음으로 규명

입력 2015-10-27 22:19
살균·항균 효과가 좋아 건강제품이나 생활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은나노’가 태아 결함이나 습관성 유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는 27일 동물생명공학과 김진회 교수 연구팀이 은나노가 생식세포와 임신 중 태아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원인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은나노 섭취가 생식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시험관 안에 정자를 넣고 은나노에 노출했다. 정자는 머리 부분에 움푹 팬 홈이 나타나고 꼬리 부분이 서로 연결되는 등 불량 정자가 됐다.

이런 정자를 배란된 난자에 주입해 수정시킨 결과 수정란은 태아와 태반으로 형성될 세포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 경우 자궁에 착상된 뒤 유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은나노를 암컷과 수컷 생쥐에 투여했더니 정자와 난자를 생성하는 세포가 대량으로 죽었다. 김 교수는 “선진국들은 나노물질과 나노제품에 대해 유통 전 승인을 받도록 하거나 표시 의무를 부여하는 등 규제하는 추세다. 우리도 은나노 입자의 과잉 노출을 충분히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성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로 꼽히는 ‘나노톡시콜로지’와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 등에 잇따라 게재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