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행락철을 맞아 전국 고속도로가 붐비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누구나 한두 번쯤은 터널을 통과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터널에 진입하면 순간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진다. 조명이 있어도 전방 교통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운전자들은 어둡고 밀폐된 곳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 더 속도를 내는 습성이 있다. 위험천만한 차로 변경도 서슴지 않는다. 작은 돌발 상황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터널 안이다.
26일 고속도로 터널에서 무려 5건의 사고가 났다. 다행히 사망한 사람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사고도 있었다. 피해 규모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터널 내 전방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일어났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북 상주터널에서는 화물차에 실린 시너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다른 차량으로 번지면서 10여대가 전소됐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충북 탄용터널 입구에서는 6중 추돌사고가 났다. 전남 여수 자동차전용도로의 대포터널에서는 8중, 5중, 3중 추돌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고속도로 터널은 전국에 744곳이나 된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터널 내 사고는 2012년 112건, 2013년 100건, 지난해 110건에 이어 올 10월 현재 81건이나 된다. 최근 6년간 전국 터널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도 총 3477건에 달하고, 이로 인해 160여명의 사망자와 79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터널 내 사고는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연쇄추돌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계 당국은 방재시설을 수시로 보완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신속대응팀 운영, 위험터널 집중 점검 등 다양하고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운전자들도 터널에 진입할 땐 속도를 줄이고 앞지르기 및 차로 변경 금지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사설] 늘어나는 고속도로 터널 사고 규정준수가 해법
입력 2015-10-27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