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의 후렴에 보면 이런 가사가 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아 아 우리 대한민국.”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을 ‘헬 조선’이라고 부른다. 헬(hell·지옥)과 조선(朝鮮)의 합성어이자 지옥 같은 대한민국의 자조적 표현이다. 같은 맥락에서 ‘망한민국’ ‘불지옥반도’ ‘개한민국’ 같은 단어들도 같이 쓰고 있다. 이 사회를 울혈사회(鬱血社會)라고 부르는 것과도 유사하다. 울분과 혈기가 분출되는 사회인 것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청년실업률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청년실업률은 10.9%, 체감률은 11.3%에 달했다.
헬 조선에서는 부모를 잘 만나야만 성공한다며 수저론(論)도 등장했다. 재력과 권력이 있는 부모를 만나는 순서로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똥수저 등으로 분류한다. 상대적 빈곤감이 팽배해 있다. 젊은 세대가 헬 조선을 통해 항변하려는 것은 기성세대의 공감부족이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오직 ‘노력’만을 주문하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헬 조선의 정서는 포기다. 3포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하면 5포 세대라 한다. 또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면 7포 세대가 된다. 잠언 29장 18절에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고 했다. 꿈이 없는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 부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가 아닌가.
‘아, 대한민국’을 우리는 이렇게 소원한다. 헤븐한국. 헤븐(heaven)은 하나님의 나라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공간적 천국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를 말한다. 영어로 ‘킹덤 오브 갓(Kingdom of God)’이다. 헤븐한국은 예수님이 통치하시는 한국이라는 뜻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노래 부른다’는 가사는 하나님의 나라에서나 실현될 수 있는 내용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크리스천들에게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바른 깨달음이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의(義)이다. 왜 헬 조선이라 부르는가. 이 땅이 불의하기 때문이다. 불의한 세상은 도적이 난무하다. 하나님 이름도 도적질하고 이단들은 새 하늘 새 땅의 이름을 서슴지 않고 훔쳐간다. ‘목사끼리 칼부림’이란 제목을 단 뉴스가 세상에 도배가 되었다. 먼저 한 사람이 가해를 하니 방어를 위해 그렇게 하지 않았나 짐작은 해본다. 무슨 망신인가. 교회 안에서 불의가 주인 행세를 한다면 어디에 희망을 걸 수 있을까. 뒷짐 지고 구경만 한다면 우리는 과연 의로운가.
로이드 존스는 그의 저서 ‘하나님 나라’에서 이 불의한 세대에 오직 유일한 희망은 복음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윌리암 쿠퍼의 찬양을 인용한다. “저 도적 회개하고서 이 샘에 씻었네, 저 도적 같은 이 몸도 죄 씻기 원하네.” 조지 E 래드도 저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십자가의 도에 의한 철저한 회개와 결단이다. 그때 헤븐한국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아 대한민국’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권순웅 목사 (동탄 주다산교회)
[시온의 소리-권순웅] 아, 대한민국!
입력 2015-10-27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