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장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 미국 이자율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줄어드는 듯하더니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그간 심리적 안전선으로 봤던 7%를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위 G2 리스크는 대응하기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하며 오히려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은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 연준이 이자율을 높이면 우리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이탈하여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갖추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다. 외부 층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충분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외환시장에 혼란이 발생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수단을 제도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 여러 나라와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여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은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이루어진 문제 제기를 외부 충격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 금융시장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예상보다 심각한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대중국 수출이 두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제 전체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수출의 30%가량이 중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 경제의 비틀거림이 보통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은 일시적인 것이며 성공적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그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과잉설비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 바로 ‘중국제조 2025’로 불리는 장기발전 전략이다. 즉 첨단 정보통신산업과 고부가가치 신기술이 중심이 되는 경제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선진국의 기술과 상품을 모방하여 성장을 추구하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던 자동차, 기계, 전자제품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근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중국의 자신감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격차를 전제로 우리는 자본재와 중간재를 공급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수직적 분업체계는 머지않아 종말을 고할 것이다. 중국을 경쟁상대로 설정하고 이기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 수평적 협업체계를 구성해 앞으로도 상당한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성장배당(growth dividend)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인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경제시평-박창균] G2 리스크 관전법
입력 2015-10-27 18:32